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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비 3000만원’ 중고차에… ‘완전 무사고’ 황당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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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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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원의 수리비가 나왔던 사고 차량이 중고차 매물로 나오기 전 거치는 성능검사에서 ‘완전 무사고’ 판정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검사소는 부족한 인력 상황을 들며 단순 실수였다고 해명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수보다는 업무 태만에 무게를 둔다. 성능점검 조작으로 인한 피해 발생 사례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실한 검사소에 대한 강한 처벌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8년째 중고차 매매업을 하는 A씨는 지난 20일 자신이 몰던 2015년식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차량을 중고차 매물로 내놓기 위해 경기도 수원의 한 성능검사소(사설)를 찾았다가 뜻밖의 검사기록지를 받아들었다.
A씨의 벤츠는 지난 2월 수원에서 신호 대기 중 뒤따라오던 한 승용차에게 들이 받혀 트렁크와 뒷 범퍼, 리어 판넬이 심하게 손상됐던 사고 차량이었다. 하지만 정작 검사소에서는 ‘완전 무사고’ 판정이 나왔다. 당시 사고로 트렁크 전체를 교체하느라 차 수리비는 약 3000만원이 나왔고, A씨와 동승자는 3개월간 물리치료를 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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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6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경찰은 피의 차량의 중과실 사유로 전방주시 태만 및 과속(약 시속 70㎞)을 들어 사건을 검찰로 송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피의 차주가 아직 과실을 인정하지 않아 도로교통공단 분쟁심의위원회까지 사건이 넘어간 상태여서 보험금 지급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또다른 중고차 매매업자 B씨도 지난달 같은 검사소에 중고차로 내놓을 포르쉐 차량을 맡겼다. 리어 판넬과 프론트 판넬, 휀다 2개 등 주요 골격에 사고가 났던 사고 차량이었지만 이번에도 ‘무사고(단순 교환)’ 판정을 받았다. B씨 역시 “수리 견적만 8000만원이 나왔는데 검사소 결과를 보고는 상당히 의아했다”고 전했다.
해당 검사소는 과실을 인정했다. 다만 A씨 차량 무사고 판정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자 처음에는 “보험 이력이 없는 차다” “수입차는 기술이 좋아 수리 자국을 찾기 힘들다”는 터무니없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트렁크를 교체할 정도의 큰 사고라면 단순 실수가 아닌 업무 태만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중고차 사기를 전문으로 다루는 부유 탐정 사무소 관계자는 “트렁크가 완전히 밀리면 나사를 빼서 용접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나사에 마모 자국이 필연적으로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보험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나사 상태조차 제대로 살피지 않고 건성으로 진행되는 검사가 태반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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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것은 검사소에서 무사고 판정이 나면 해당 차량을 매입한 중고차 고객이 구제 받을 방법이 딱히 없다는 점이다. 중고차 플랫폼에서도 검사소 결과를 뒤집을 만한 마땅한 검사 장치가 따로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차량 매입으로부터 한 달 혹은 2000㎞ 이하일 때만 한정적으로 성능 보증 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도 문제다. 보증 기간이 끝난 뒤에 고장이 나면 정비 과정에서 뒤늦게 사고 차량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일도 많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성능점검 내용과 실제 중고차 상태가 다른 경우로 접수되는 피해건수는 전체 중고차 피해 사례의 80%가량을 차지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개인이 운영하는 검사소는 수입차를 점검할 실력이 부족하거나 근무 태만 등으로 성능검사를 제대로 못 하는 경우가 많다”며 “운전자의 안전과도 관련된 이슈이니 만큼 과실이 적발되면 곧바로 시장에서 퇴출하는 등 정부의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5884454&code=61172011&cp=nv